연변에서 어느 목회자의 글
같이 일하는 조선족 동역자가 자기 집에서 키우던 수탉 한 마리를 가져왔습니다. 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역 나간 형제들이 돌아오면 모처럼 국이라도 끓일 양으로 헛간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던 일이 새벽에 벌어진 것입니다.
수탉이 꼬끼오 하고 홰를 칩니다. 처음에는 그저 닭 우는 소리거니 하고 무심코 들었습니다만 한두 번 우는 것도 아니고, 목청껏 외치는 닭소리는 새벽 공기를 깨고 애절하고 애절하게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가 마치 마지막 삶에 대해 절규라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날이 새면 죽을 저 짐승도 새벽을 알리는 자기 사명에 저렇게 충실하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단잠에서 깬 나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자기 사명을 다 감당하고 죽을 수 만 있다면...' '내 귀에 들려지는 저 애절한 닭소리처럼 내 기도도 하나님 귀에 저렇게 간절하게 들려진다면...' '나는 과연 마지막 순간까지 맡은 사명을 다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내 삶은 진정 부끄럽지 않는 삶이 될 것인가?' 닭의 홰치는 소리는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나는 닭장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족형제에게 암탉 한 마리를 더 얻어왔습니다. 닭은 새집에서 신방을 차렸습니다. 끝까지 사명을 다한 수탉은 자기 목숨을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찾았습니다. 깔끔한 새집도 얻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처럼 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임종 직전의 마음으로 기도할 수만 있다면...
고국에 있는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드리는 기도마다 하나님 마음을 움직이는 기도가 되어지기를 축원하면서 신년 인사를 대신합니다.
중국 땅 연변에서 김영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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